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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계세요. 퇴사하겠습니다.] 첫 번째 여정: 고학력 백수 탈출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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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택 │올브레인뉴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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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wearing white crew-neck t-shirt walking on stairs

@Force Majeure. unsplash.com   

 


안녕히 계세요퇴사하겠습니다.

첫 번째 여정고학력 백수 탈출기 



1. 학교를 떠나다.


2017년 11월과 12월을 정말 바쁘게 보냈다석사학위 논문 디펜스기말고사 준비그리고 졸업 후 방향을 결정해야만 했다대학원에 입학했을 때졸업 후 박사유학을 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2년 동안 석사 생활을 하면서 박사유학이 결코 만만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유학자금장학금그리고 박사 유학을 마친 후 나의 진로가 명확하게 정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모든 것이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은 석사학위 논문을 정해진 기간 안에 통과시키는 것이었다프로포절 심사는 운이 좋아서 큰 문제 없이 통과했지만최종 심사에서 어떤 코멘트를 받게 될지 짐작할 수 없었다연구방법론과 데이터 결과 분석의 정확도와 근거를 탄탄히 수정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2017년 12월 초최종 심사가 시작되었다프로포절 심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코멘트와 토론이 이어졌다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질의응답을 포함해서 30분이었는데실제 심사가 완료된 시간은 30분을 훌쩍 넘겼다이대로 추가 논문학기를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만약 추가 논문학기를 준비한다면졸업은 6개월 늦춰지고 취업준비도 그만큼 늦어진다당장 아버지의 퇴직이 6개월 남은 시기였기 때문에 나에게 봄에 졸업하는 것은 단순히 석사학위 과정을 2년 안에 마무리 하는 것을 넘어경제적으로 중요한 이슈였다다행히 논문 심사는 통과를 받았다수정할 부분은 많았지만해당 사항들을 보완하는 것이 전제조건이었다


자취방으로 돌아와서 양복을 벗고벽에 붙여두었던 버킷 리스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가장 첫 줄에 2018년 2월 졸업!이라는 문구와 두 번째 줄에 석사학위 논문 완성.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2016년부터 2018. 2년이란 시간은 길지만짧게 느껴졌다이 기간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매우 대견해졌다매일 중앙도서관 계단을 오르면서 이 계단은 대학원 졸업 후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단이라고 생각했다나에게 논문은 국제개발협력이란 분야에서 길을 열어주는 수단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며칠 후에 기말고사가 기다리고 있었지만이미 공부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큰 부담감 없이 쉴 수 있었다그러나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날도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당장 2개월 후면 고학력 백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한국사회에서 사회과학그 중 국제개발협력학을 전공했고소수의 공공기관과 국제협력업무를 수행하는 연구 부서를 제외하고는 좋은 일자리가 적다게다가 사회 초년생 시절에 NGO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어서졸업 후 NGO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NGO의 사명과 봉사 정신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스스로가 돈과 안정성에 대한 욕구가 높은 사람이라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가능하면 안정적인 직장에서 새 출발을 하고 싶었다나름 석사학위도 받았으니학사 수준의 연구원으로 받았던 연봉보다 더 높은 연봉도 받고 싶었다


결국해야 할 일은 취업준비였다그런데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다른 동기들처럼 취업 스터디에 참여하지 않았다연구논문 준비국제학술대회 참가학위논문 준비라는 이유로 취업준비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오히려 대학원에서 완성한 연구 포트폴리오라면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충분히 합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혹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아니더라도공공기관 부속 연구소 정도는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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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첫사랑” 에피톤 프로젝트 뮤직비디오 중 


마치 내가 살빼고꾸미면 수지 남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처럼...




2. 대학원생에서 취준생으로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은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이다이제 도서관에서 조사하는 자료들의 출처는 국내·외 학술지가 아니라구직 사이트가 되었다공공기관 및 연구기관 취업을 희망했기 때문에 알리오에서도 구직 정보를 조사했다


취업 시장이 많이 어려워졌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대학원 입학 전 연구원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조언 석사 학위를 받으면 취업의 문이 한층 더 좁아질 것이다.라는 조언의 의미를 알게 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더욱이 석사학위 논문까지 있었기 때문에 연구기관 입장에서 연구주제가 꽤 뚜렷한 지원자라고 생각했었다오히려 뚜렷한 연구주제와 분야 때문에연구주제에 관련된 연구기관이라면 이 부분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연구 분야가 전혀 상관없는 기관은 지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왜 대학원생에게 취업의 문이 학부생들보다 더 좁은지 알 수 있었다외부 멘토링가 강연에서 대학원생에게 연구주제와 연구분야는 전문성이라고 말했지만정작 사회에 나오니 연구주제와 연구 분야가 나의 취업 기회를 좁히는 원인이 된 것 같았다나에게 연구주제는 전문성이라고 정의했었지만그 정의가 잘못 된 것 같아서 혼란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볼 만한 공공기관을 찾았다게다가 공공기관 부설 연구소의 연구직을 채용한다는 공지였다서류만 작성하면 NCS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했다가장 마지막으로 준비했던 시험은 토익시험이 전부였지만 나에게 선택지는 없다일단 자기소개서를 쓰고, A공사의 NCS기출문제집을 풀어보았다준비 기간은 약 1개월가량 되었다그 사이에 NCS시험 준비에 더해 A공사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A공사의 부설 연구소의 연구 분야는 나의 학위논문 주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게다가 국제기구들과 공동연구 프로젝트도 수행한 이력이 있었기 때문에 국제개발협력이란 전공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어차피 서류지원자 모두에게 NCS시험 응시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우선 최선을 다해서 작성해보았다그리고 1개월 후 NCS 시험에 응시했지만결과는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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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전자오락 수호대” 네이버 웹툰 



회사의 결과 통보문에서 앞 문장의 길이가 길면 뻔하다탈락이다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다취업 준비생 준비 경험과 멘토링 경험 3년이 축적되면채용시험 통보문의 첫 문장만 보아도 합격과 탈락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NCS시험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고연구수행 능력도 그들이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첫 번째 탈락을 보내주었다그리고 가능하면 조급해지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취업 준비에서 조급함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조급함은 나의 능력과 조건을 평가절하함으로써 더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손해를 감수하기 때문이다




3. 상대적으로 짧았던 고학력 백수 생활 


2017년 12월 24자취방의 모든 짐을 빼고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대학원생 시절 만났던 크리스마스와 졸업 예정자로써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는 별로 차이가 없었다차이가 있다면대학원에 다닐 때에는 수원에 있었고졸업을 앞둔 시점에는 서울에 있다는 것뿐이다그리고 이제 대학원생이 아니라 취업준비생이라는 차이가 있었다


2년 동안 몸에 익혀진 생활습관은 집으로 돌아와서도 변하지 않았다아침 일찍 일어나서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했다간단히 아침을 먹고 논문을 읽어야 하는데더 이상 논문을 읽어야 할 일이 없었다그래서 집에 쌓아둔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곧 상반기 채용시즌이라서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도록 달래줄 수 있는 무언가 필요했다단골 카페를 하나 찾고그곳에서 독서와 구직 사이트에서 일자리를 찾다가 드디어 지원할 직장을 찾게 되었다하나는 전공인 국제개발협력을 활용할 수 있는 국제협력 업무였고다른 하나는 학위논문 주제를 활용할 수 있는 직군이었다


그러나 그 직장들이 나를 고뇌에 빠지게 할 줄 몰랐다죽을 만큼 힘들지만지금보다 더 나은 선택지를 위해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도 새로운 직장에서 배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게다가 어느 트위터의 글귀 안되면 되는 거 해라!라는 말을 진심으로 공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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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우루 트위터


내가 이 말의 의미를 깨닫는데 1년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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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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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브레인에서는 주제와 형식에 제한 없이 대학원생 및 석박사 분들의 다양한 글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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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위아더원님의 댓글 작성일

쫑긋하며 한퀴에 읽었어요 ㅎ 이거 연재 하는거죠?